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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기

category Life/Everything 2017.09.28 01:40

남은 2017년의 목표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는 것이다.


문득, 무언가를 새롭게 얻는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완벽하게 배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조금 잘 하게 되기도 어렵다. 

어린아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습득한다. 우리가 수십년을 공부해도 어려운 '새로운 언어'를 불과 태어난지 몇 년 내로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정말 많은 것들을 얻으며 자라왔다. 그리고 그 중 많은것들을 잃어버렸다.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고자 한다.


어린시절, 그러니까 고등학교 저학년 정도 까지 내 취미는 정말로 '독서' 였다. '취미는 독서' 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책 읽는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나는 놀이방보다 서점을 더 좋아했다.

읽는 것을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쓰는 것도 또래에 비해 잘 했다. 크고작은 글쓰기 대회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독서는 내 취미었고, 특기는 글쓰기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입시와 취업시장은 '취미는 독서'를 유지할만큼 호락호락하지 못했다. 책 읽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어느새 독서는 더 자극적인 활동들에게 취미의 자리를 내 주게 되었다.

군대에 있었던 때에 다시 독서에 재미를 찾긴 했지만 이제 막 전역한 20대 초반 청년에게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은 운동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자주 읽고 쓰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진다. 약해진 근육으로 갑자기 무리한 읽기나 쓰기를 하면 그 근육에 경련이 온다. 거기다 나는 고등학교때 이과로 진학하고 공대를 졸업했으며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내 뇌는 조금씩 인문학적인 읽기에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읽기로 개조되었다.

예전에는 시를 읽거나 문학 작품들을 읽을 때, 쉽게 그 단어와 문장에서 어떤 감정을 그려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소설을 읽을 때에도 나도 모르게 빠르게 페이지를 훑고 중요해 보이는 부분만 기계적으로 파악한다.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문장이다. 이 문장을 느끼기 위해서 한참을 다시 읽어야 한다. 분명 나에게 문제가 있다.


나는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으려 한다. 더 이상 잘 하지 못하는, 내가 잘 했던 것들을 다시 잘 하고자 한다.

전혀 새로운 것을 처음 얻는 것은 어렵지만 내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은 그래도 수월하지 않을까?

많이 읽고, 될 수 있으면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말라 비틀어진 읽기와 쓰기 근육을 다시 튼튼하게 만들 것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읽히지도 않는 엉망 진창인 이 글 역시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찾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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